고객의 재무건강 개선을 위한 재무코치와 행동과학접근법의 역할 제 2편

US-Korea Financial Health Learning Exchange 프로그램
‘Idea 42’ 방문 후기

Ideas 42는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떤 요인이 그들이 행동하도록 만드는지를 이해하고, 기존의 행동방식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실증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이다. 특히 미국 금융기관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서 미국의 금융소외계층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그들의 저축률 개선 등과 같은 개인은 물론, 금융기관의 수익구조도 개선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Idea42가 연구하는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란 무엇일까?



우리는 스스로에게 내일은 출근 전에 꼭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해야지 다짐하지만,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리면 갑자기 운동할 의욕이 사라지고 만다. 누구나 은퇴를 위해 좀 더 저축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제로 매월 납입하는 연금 저축액을 늘리지는 못한다. 만약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것을 하고 있다면 설령 그게 나에게는 최선이 아닐지라도 따라서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청서 작성하는 절차가 귀찮아서 우리에게 큰 보상을 줄 수 있는 일들을 놓치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와 같은 통찰력은 경제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같은 학문적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모든 학문들을 결합된 것이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이다. 행동과학은 사람들이 왜 이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인간의 모순된 행동

인간의 모순된 행동



행동과학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Idea42는 인간의 행동방식 전반에 걸쳐 연구하는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을 표방하고 있다. 참고로 인간의 행동을 좀 더 경제적 의사결정 측면에서 연구하는 학문이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 금융분야에서 좁혀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이다.

행동경제학을 이해할 수 있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경제학자가 제자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는데, 그들 앞에 100달러 지폐가 떨어져 있었다. 제자가 돈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려는 찰나, 경제학자는 이를 말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보게, 그건 가짜 돈이네… 만일 저 돈이 진짜 100달러짜리면 벌써 누군가가 집어 갔을 거야”

이는 인간이 이성적 존재이며,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옹호하는 경제학자들을 조롱할 때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다. 즉, 이 세상은 합리적인 인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일 그 돈이 진짜 100달러 지폐라면 이미 누군가가 가져갔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때론 합리적이지만 때론 비이성적인, 모순된 행동을 하는 존재이다. 이처럼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비합리적인 부문에 주목해서 인센티브나 작은 자극을 주어서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학문은 2002년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대니얼카너먼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면서 경제학의 한 분야로 공식 인정받았다. 2002년 노벨상위원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카너먼 교수다.

대부분의 정부정책, 프로그램, 상품 디자인은 전통적인 경제모델, 다시 말해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유용한 정보들을 모두 살펴보고, 각 대안별로 비용과 혜택을 평가해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고 이를 실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실생활에서 보듯, 이는 언제나 사실이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최선이 아닌 선택들을 한다. 만약 우리가 사람들이 자신과 사회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프로그램, 상품들을 만들고 싶다면 진짜 세상에서의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Idea42가 말하는 행동과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Idea42에 따르면 행동과학에서는 정황(context)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한다.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게 되는 환경이나 상황, 다시 말해 언제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정보와, 물리적 환경,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Idea42는 행동과학에서 비롯된 통찰력을 사회 문제에 적용하여 큰 효과를 본 대표적인 2가지 사례를 언급했다. 이웃의 전기 사용료를 자신과 비교해서 보여줌으로써 약 7,000억원의 전기료 청구액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사례나 미국과 영국에서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을 도입하여 저축률을 증가시켰다는 사례이다.

사실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은 행동재무학을 연구하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익숙한 행동경제학이 접목된 솔루션 중 하나이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제도이다.

사실 선진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고령화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직면해 왔다. 정부 주도의 연금은 고갈 상태였고, 이로 인해 노년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양상마저 나타났다. 국민들 스스로의 노후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정책적 아이디어로 도입한 것이 바로 행동경제학자의 조언이었다. 행동경제학을 금융분야에 접목한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리처드탈러 교수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디폴트 옵션을 설계하는 실험을 했다. 몇 가지 옵션 변경만으로도 근로자의 50%가 평균 저축액이 2년 만에 소득의 3.5%에서 11.5%로 크게 늘었다. 허리띠를 졸라매지도 않고, 저축을 하겠다는 커다란 결심을 하지 않았음에도 디폴트 옵션의 변경만으로도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던 것이다. 디폴트 옵션은 이제 미국,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의 DC형 퇴직연금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만사가 귀찮은 귀차니즘 가입자에게 안성맞춤인 제도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제도에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이다.


행동과학의 통찰력이 실제로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Idea42는 행동과학의 통찰력을 적용하게 되면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솔루션 예시]
1) 사람들이 계획(plan)과 목표(goal)를 세우도록 하면 자신들이 저축하는 목적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실행해 나갈 수 있다.
2) 디폴트 옵션을 두되, 원하면 금융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도 열어 둔다.
3) 단순하면서도 적절한 시간대를 정해서 알림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4) 행동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성취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피드백 과정을 단축시킴으로써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
5) ‘사회적 규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킴으로써 다르게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Idea42는 개인의 재무관리, 자산관리가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하고 필요하지만, 왜 실행하기 어려운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들려주었다.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오히려 선택의 폭을 좁혀준다거나, 지금 당장 실행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남들과 나를 비교해서 보여줌으로써 행동을 유도하거나, 디폴트 옵션과 같이 강제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들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현재 개발하고자 하는 플랜플러스가 이러한 방향성과 솔루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길 다시 한번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http://www.ideas42.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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